내 나이 칠십 , 병에서 자유로워져

조청자

마음수련은 여동생이 하면서 알게 되었다. 십여 년 전부터 여동생은 마음수련을 권했지만 나는 마음을 닦기보다는 그저 사랑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믿고 살았다. 사랑 앞에는 당할 자가 없으니 모든 것을 포용하며 살아야겠다 다짐하며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정작 내 마음은 행복한 적이 없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부지런히, 바르게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스트레스가 많았다.

가슴에 눌러담고 살았던 화와 원망, 갑상선 암으로 나타나

유교적 가풍에서 자란 나는 말대꾸 한마디 하지 않고 살았다. 화도 원망도 가슴에 접어두고 겉으로는 “네”라는 대답뿐이었다.
그게 수십 년간 쌓이며 몸으로 전해진 것인지 60대에 접어들자 몸이 점점 굳기 시작했다. 팔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힘이 들었다. 이 이름 모를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삼 년간 약도 많이 먹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근근이 앉아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되었지만 설상가상으로 갑상선 암이라는 진단이 떨어졌다. 몸 굳는 병을 치료하느라 갑상선 정기 검진을 소홀히 했는데 그새 암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몸에 암 딱지까지 붙이고 나니 내 인생이 왜 이런가 낙심이 컸다. 수술 날짜를 받아놓고 나서야 나는 마음수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마음 버리기는 쉽지 않았다.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든데, 할 수 있을까?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 몇 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 두 배의 시간을 수련하고 나니 그때부터 진짜 나를 볼 수 있었고 진심 어린 참회가 되었다.

수련 후 원망 사라지자, 병에도 얽매이지 않게 돼

‘1 더하기 1은 2’라는 것밖에 모르고 살아온 철저하고 빈틈없는 인생. 잘 살아왔고, 마음 닦을 것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완벽하다는 자부심 때문에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너무나 미안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남편의 늦은 귀가와 잦은 술자리도 원인이 나에게 있었다. 마음속에 못마땅함이 가득해 남편을 집 밖으로 내치고 있었으니 남편에게도 그 마음이 전해져 쉴 곳이 없었겠구나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수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큰절을 했다. “마음수련 안 했으면 당신 원망만 하며 평생을 살았을 텐데 그 마음 다 버리고,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하게 되니 너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고 꾸준히 등산을 병행하여 지금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갑상선 암 수술한 지는 이제 7년이 지났고 수술을 했었다는 것도 잊을 정도로 몸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다.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을 부른다는데, 지금 이 마음으로만 살면 앞으로 영원히 병은 오지 않겠다는 확신이 든다. 요즘은 남편과도 너무나 재미나게 지내고 있다.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미래 걱정 몸 걱정 안 하고, 인생의 참맛을 즐기며 살게 된 것이 너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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