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 벽이 있다? NO! 벽은 원래 없었다
허민구 / 회사원
허민구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성격이 활달해서 ‘영업 체질’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그러다 8년 차 즈음 되었을 때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이 몰려왔다. 좌절하고 지치고. 급기야 그는 사람들 만나는 게 싫어졌다 한다. 사람들은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왜 이렇게 자기만 아는 걸까, 한없이 원망했는데 실은 그게 바로 자기 자신의 모습이었다는 허민구 씨. 자신부터 안에 쌓아놓은 벽들을 하나씩 허물어가기로 했다는, 직장인 허민구 씨의 마음의 벽 허물기 대작전 3단계!
1단계-나의 벽은 어디서 비롯되고 어떻게 생겼나? 자세히 들여다보기
“내 인생 44년을 돌아보니 한 번 꿈꾸고 가는 것 같다. 돈, 일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뒤를 많이 돌아보고 살아라.”
힘든 일이 겹치기로 생기던 즈음, 존경하던 선배까지 간암으로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이틀 전, 선배는 나를 부르더니 이렇게 조언을 해주셨다. 내가 롤모델로 삼을 만큼 좋아했는데…. 이렇게 한순간에 떠나다니, 너무나 충격이었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나는 모든 것을 접고, 마음수련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나는 내가 세상을 향해 쌓아놓았던 강한 나의 벽을 볼 수 있었다. 내 나이 35살 때였다.
★ 사람을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다
사람을 대할 때의 내 마음을 돌아보았다. 모두가 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사람 좋은 척 다가갔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니 모두 다 내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거였다. 진심으로 위하고 사랑했던 적이 없었다.
★ 돈에 목숨을 걸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따로 사업도 하고 주식 투자도 했다. 장남으로서의 책임감도 있었지만, 모두 내 욕심이었다. 주식도 바닥을 치고 사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어느새 억대 빚쟁이가 되어버렸다. 그 과정에서 믿었던 선배가 딴 주머니를 차는 배신도 겪었지만, 그 선배가 바로 내 모습이었다. 사람보다 돈이 우선이었으니, 나 또한 언제든지 딴 주머니를 찰 수 있었을 것이다. 돌이켜 보니 자격지심과 열등감 때문에 돈으로 내 존재감을 찾으려 했다. 내 마음에 돈이 가득하니 사람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가 없었다.
★ 모든 게 남 탓이다
내 인생이 풀리지 않는 게 다 남 탓이라고 생각했다. 환경 탓, 팀원 탓, 고객 탓….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다 문제였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내 마음같이 안 따라주는 거야, 하며 불평만 하고 있었다. 내가 딴 사람보다 인정받아야 한다, 나만 옳다, 내가 우뚝 서야 한다…. 그저 나, 나, 나… 바로 그렇게 나만의 벽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2단계-찾아낸 벽들 하나씩 격파해 버리기
내 인생을 한 편의 드라마 보듯이 바라보았다. 매 사건마다 그 사건의 주인공인 내가, 상대한테 어떻게 했는지가 보였다. 저 허민구라는 애는 어쩜 저럴 수가 있었나, 내가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이었다.
자존심만 강하고 욕심 많고 고집 세고 이기적이고 나만을 위하는 놈. 눈물이 터져 나왔다.
나로 인해서 상처받았던 사람들 앞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내 속에 가득 차 있었던 돈도, 나만을 위하는 이기심도, 남 탓하던 마음도 하나씩 버려나갔다. 그러던 한순간 이런 나를 지금까지 봐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우러나왔고 뭔가 뻥 뚫린 듯 속이 시원해졌다.
직감적으로 내 안의 단단한 틀이 무너져 내렸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지 그 해답을 찾은 기분이었다. 내 안의 장벽들을 허무는 방법, 그 길은 진정한 자기반성과 진실한 참회에 있었다.
3단계-사람 사이의 벽은 원래 없었다! 허물없이 다가서기
원래 사람 사이의 벽은 없었다. 우리는 그냥 하나의 근원에서 온 하나의 존재였다.
벽이라는 것도 내가 만들어놓은 것일 뿐이라는 깨달음이 왔다. 누가 잘날 것도 누가 못날 것도 없었다.
저절로 사람에 대한 존중의 마음도 생겼다. 2006년부터 새로운 곳에서 다시 직장 생활을 하게 되었다.
세일즈맨으로서의 내 마음도 달라졌고, 주변에서 바라보는 평가도 달라져 있었다.
★ 나는 헬퍼helper다
실적을 우선으로 여기지 않았다. 나는 도움을 주는 사람, ‘헬퍼’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고객을 만나면 내 이야기를 먼저 하기 바빴지만 도와드릴 것이 없는지, 불편함은 무엇이 있는지를 먼저 묻고 들었다. 당장 나에게 이익이 안 된다 해도, 상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욕심내지 않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겼다. 누군가한테 도움을 준다는 마음으로 하니, 정작 힘이 나는 건 나였다.
사람들 자체에 의미를 두니, 만나는 것도 즐거워지고, 신뢰 관계가 생긴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이 먼저 찾아주고, 거래 확률도 높아졌다.
왜 나를 선택했는지 물어보면, “진심이 느껴졌다, 믿고 맡기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다”라고 말한다.
예전에 그렇게 되려고 발버둥치던, 영업왕도 저절로 하게 되었고 빚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 나 자신부터 낮추기
자기의 벽부터 허물지 않으면 상대에게 다가갈 수가 없다. ‘저 사람도 나하고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겠지’ 생각하면 선배든 후배에게든 먼저 도움이 되고 싶고 다가갈 수 있다.
사람과 트러블이 생길 때, 최소한 내 주관적인 입장에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이해가 안 가면 직접 물어본다. 그러면 오해가 풀리기도 하고 서로를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어느 회사나 영업부와 기술 지원팀은 물과 기름 사이라고 한다. 영업부 한 사람이 보통 세 명의 직원을 먹여 살린다고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영업자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그런 마음으로 다가가니, 지원을 요청해도 선뜻 도와주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팀원들에게 이야기한다. 우리의 사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고, 그리고 우리를 가장 낮게 여기자고.
“나는 정말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이것도 모르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부끄럽다. 그러니 좀 도와달라. 도와줌으로써 우리가 하나라도 더 배우고, 이 계약 하나 더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 하면서 솔직하게 다가가자고.
실제 그렇게 먼저 나를 오픈하고 진정으로 도와달라고 다가가자, 상대의 마음도 열렸다. 덕분에 우리 회사는 팀원끼리도 부서끼리도 원활하게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내가 먼저 벽을 허물고 다가갈 때 상대의 마음의 벽도 무너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