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바뀌니 삶이 바뀌고 가족이 바뀌고
배재성 / 직장인
난 매사에 부정적이고 짜증을 잘 냈다. 괜히 우울해하고 또 반항적이었다. 삶에 대해 회의를 자주 느꼈다. 삶의 근원에 대한 궁금증은 어릴 때부터 있었지만,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이런 마음들에 지쳐갈 무렵, 우연히 마음수련에 관한 책을 접하게 되었다. 내용이 과학적이었고 기존의 명상들과 다른 그 무엇이 느껴졌다. 그래서 시작한 마음수련은 참으로 대단했다.
스트레스 술로 푸는 내 모습, 아버지와 똑같애
마음수련 후 나는 마음의 평화가 진정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전엔 ‘나 중심적인 틀’을 단단히 만들어놓고 어느 누구의 침범도 참지 못했다. 어릴 때 우리 집은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웠다. 아버지는 언제나 술에 취해 사셨으며, 어머니는 온갖 힘든 일을 하여 우리 5남매를 키우셨다. 두 분이 다투는 걸 수없이 봐야 했고, 이사도 자주 했다. 집안 분위기는 늘 어두웠다. 가난에 대한 열등의식, 상실감, 삶의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온 날들이었다.
세월이 흘러 나 역시 가정을 갖게 되었지만, 항상 마음 한구석에는 어둡고 부정적인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내는 내가 언제 짜증을 낼까, 술만 먹고 들어오면 불안하고 조마조마했다고 한다. 애들도 가까이 오지 않으려고 했다.
스트레스를 술로 풀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돌아서면 미안하고 답답했다.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노라 그렇게 다짐했는데, 내 모습은 이미 아버지와 똑같았다. 지금은… 내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아내와 같이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부부 사이도, 집안 분위기도 좋아졌다. 남자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설거지도 자연스레 도와주게 되었다. 아내가 오히려 말릴 정도다.
두 딸 중에서 큰애가 짜증이 많고 소극적이었다. 그런데 청소년 마음수련 캠프에 다녀오고 나서 2년 내내 반장을 할 정도고 활달하고 긍정적으로 변했다.
아빠를 닮아 무뚝뚝했던 딸들이 “아빠 사랑해”라는 말도 하고 장난도 치고 안기기도 한다. 이건 정말 대단한 변화다. 캠프장에 데려다주며 “아빠에 대한 마음을 많이 버리라”고 했던 게 떠오른다. 나처럼 어린 시절의 아버지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오래 갖게 될까 봐 두려웠던 것 같다. 힘든 일이 있어도 이젠 아이들 스스로 버릴 줄 알게 되었으니 이보다 좋은 인성교육은 없을 것 같다.
‘아버지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하게 되다니’ 마음수련은 참 신기해
‘마음이나 편안해졌으면’ 하고 시작한 마음수련은 나를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게 했다. 그전에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상대방 눈치도 많이 봤다. 이렇게 해야 하나, 저렇게 해야 하나, 피곤하고 골치 아팠다. 수련을 해보니 잘 보이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표출이었다.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 버리면 될 뿐이었다. 뉴스를 보면서도 항상 세상 탓을 하고 짜증 내고 화내고 술과 담배에 의지했는데 이제는 허허 웃을 수 있다.
표정도 밝아지고 몸도 건강해졌다. 주변에서도 얼굴이 정말 많이 펴졌다 한다. 아버지하고도 이젠 얘기를 안 해도 통하는 사이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하고는 마주앉아 얘기를 해보지 못했다. 같이 있으면 불편했는데, 아버지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무척 외로우셨을 것 같다. 지금은 주말엔 술 한 병 사들고 아버지를 찾아뵙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어깨도 주물러 드리며 대화도 나눈다. 마음수련은 참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