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가 깨끗이 사라졌어요
김소연 / 한국예술종합학교
“아토피가 있었어?” “네, 아주 심했답니다.” 내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모른다. 나의 아토피 과거사를. 아토피는 나의 십대를 지배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팔 안쪽부터 시작된 아토피.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점점 심해지더니 목, 얼굴, 다리까지 번졌고 중•고등학교 때는 비참한 지경에 이르렀다.
심한 아토피로 우울증,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얼굴에서 진물이 나고 목 주변이 다 굳어서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다. 안 해본 치료도 없었다. 피부과에서 알레르기 검사도 해보고 한의원 가서 침도 맞고 한약도 먹었다. 이사도 가보고 벽지도 바꿔봤다. 된장국에 야채만 먹었던 때도 있었다.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하나하나를 조심하고 신경 써야 했다. 그런데도 차도가 없었다.
일시적으로 좋아지다가도 또 악화되기를 반복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너무나, 지쳤다.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불을 끄고 목욕을 했다. 대인기피증도 생겼다. 여기까지 말하면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는다. “전혀 그렇게 안 보여~ 이렇게 피부가 뽀얗고 예쁜데?” 반전은 이제부터다.
2007년 엄마 친구분의 소개로 마음수련을 하게 된 것이다. 수련을 하며 아주 오랜만에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아예 고등학교를 휴학했다. 그리고 수련을 하면서 아토피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들을 하나씩 찾아 버렸다.
아토피의 원인 알고 버리자 8개월 만에 깨끗이 사라져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나는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은 아이였다. 그러다가 새 학년이 되었는데, 나를 몰라주는 아이들, 바뀐 교실 분위기.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그때의 스트레스로 아토피가 시작된 거였다. 아토피가 점점 심해졌음에도 무리해서 공부를 했다.
전교 1, 2등을 놓치고 싶지 않은 자존심 때문이었다. 친구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 안 아픈 척했지만 외모를 예쁘게 꾸밀 수 없는 것에 대한 열등감이 심했다. 그 무렵 마음에 쌓인 걸 그때그때 버릴 수 있었다면 이렇게 심해지진 않았을 텐데….
놀랍게도 수련 3개월이 지나면서 점점 아토피가 없어졌다. 8개월 후에는 언제 아토피가 있었냐는 듯이 얼굴이 깨끗해졌다. 피부가 좀 아프다가도 마음수련을 하며 그 스트레스를 버리면 금세 다시 좋아졌다. 아토피가 생겼던 이유가 확실히 ‘내 마음’ 때문이었음을 그때 알았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모두 치유되고 나서 학교에 복학했고, 한 살 어린 동생들이랑 학교도 신나게 다녔다. 나 때문에 늘 어두웠던 부모님, 눈치 보던 동생들의 표정도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