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자던 밤들이여 영원히 안녕!
조승희 / 공무원
어린 시절 부모님은 거의 매일 싸우셨다. 저녁만 되면 불안했다. 장녀인 언니는 공부를 잘해서 엄마의 기대와 배려 속에 자랐던 반면, 나는 엄마의 기대만큼 공부를 못해서 꾸중과 야단을 많이 들었다. 집안 분위기는 항상 안 좋았다. 고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는 거의 매일 가위에 눌렸다. 집안 분위기와 학업에 대한 압박감…… 자기 전에는 항상 부모님을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면서 왜 태어났는지, 왜 사는지 고민했고 사는 것이 힘들기만 했다.
화병으로 인한 수면장애와 불면증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성인이 되고 취직도 했다. 점차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고 직장 내 인간관계도 부딪힘이 많아졌다. 인사이동과 지속되는 야근으로 잠 못 자는 날들이 더 많아졌다. 몸이 더 나빠져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주 증상은 화병으로 인한 수면장애와 불면증이었다.
깊이 잠을 못자니 몸이 여기저기 고장 나고, 병원 다니는 게 일상이 되었다.
가슴이 늘 답답해서 자다가도 계속 갈증이 나서 깨고, 팔다리를 겨우 끌고 다니는 것처럼 온몸이 무거웠다. 면역력도 떨어져서 안구 건조증, 이석증도 생겼다.
약도 먹어봤지만 차도가 없었다. 수면제를 얼마나 먹었는지, 먹어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병원 진료를 기다리다 ‘이러다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직장에는 병가를 내고 고모가 권유한 마음수련을 시작하기로 했다.
자연 속에서 명상, 마음을 비우니 잠을 잘 자게 되다
지역수련원에서 시작해서 2주 후에는 아예 마음수련원 메인센터로 가서 집중 명상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나를 힘들게 했던 부모에 대한 원망과 직장 상사들에 대한 마음, 언니에게 비교당하며 느꼈던 끝없는 열등감…. 그 모든 마음을 비우니 몸도 마음도 점점 가벼워지고 어느 샌가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메인센터에서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잠이 잘 오기 시작했고 불면증 증상은 완전히 사라졌다.
잡생각이 줄어들고 실천력 생겨
다시 직장에 복귀를 해서도 힘든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마음수련으로 잘 극복할 수 있었다. 마음이 만병의 근원인데 마음 편히 깊은 잠을 자고 나면 저절로 피로회복이 되었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몸이 더 건강해지고 균형을 되찾았다.
4과정부터는 영농수련도 했다. 자연을 벗 삼아 좋은 공기 속에서 몸을 움직이며 마음을 비우는 수련인데, 몸을 너무 귀하게 여기고 게으르게만 살았던 나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아프다는 핑계로 몸을 너무 안 움직인 것이 오히려 건강을 나쁘게 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몸을 열심히 움직인 만큼 잡생각이 줄어들고 삶의 패턴이 단순해 졌다. 그것은 일상에도 이어져서 생각만 하기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일이 많아졌다.
늘 전전하던 병원도 안녕이고, 이제는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