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초조의 원인,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
김경미 / 주부
한창 발랄해야 할 학창 시절, 김경미씨는 이상하게 늘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마음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그녀는 마음수련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제 세상의 온갖 걱정을 다 짊어진 듯 무거운 마음으로 지냈던 시절은 사라졌습니다. ‘세상은 원래 이렇게 밝고 환했는데, 내 마음에 갇혀 지냈을 뿐’이라는 것도 깨달았지요. 이제 원래의 그 행복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김경미씨 이야기입니다.
이유 없는 불안 초조 계속되자, 마음에 문제 있음 느껴
저는 항상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발표 날을 앞두고, 무슨 일을 앞두면 늘 걱정도 많고, 생각도 많았지요. 친구들조차 “니는 뭔 걱정이 그렇게 많노”라는 소리를 해댔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불안한 마음이 계속되자, 병원에 가서 상담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더군요. 한 번이라도 제대로 웃고 싶었던 저는 마음수련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알게 되지요.
세상을 내가 살려 하니 힘들었구나. 우주가, 세상이 알아서 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키워주고 있었는데, 나는 이미 나랑 하나인 그 우주를 못 믿고 있었구나. 그걸 알고 난 후 정말로 편안해지더군요. 이제 내가 살려고 아등거릴 것이 아니라 세상의 순리대로 살면 되는 거니까요.
어릴 때 부모님은 저에게 기대를 많이 하셨습니다. 니가 첫째니까 잘해야 한다, 공부도 잘해야 한다, 예의가 발라야 한다…. 그게 참 갑갑했어요. 부모님의 높은 기대치에 맞출 수도 없었고,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어요. 그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그것이 계기가 돼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공주 같은 예쁜 캐릭터도 그렸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사악한 캐릭터도 그리곤 했어요. 돌아보니 그게 제 마음이었습니다. 선함에 대한 동경, 하지만 또 그 이면에는 미움과 원망이 가득 차 있었던 겁니다.
열등감, 자존심 등 실제 마음 비워지니 신기해
2004년 3월,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수련을 시작했는데, 뭔지 모르게 너무 편안해지는 거예요. 여태까지 이렇게 마음이 편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불안도, 걱정도 버리니까 정말 버려지고 있었습니다. 20년 넘게 나를 지배했던 마음들인데, 실제 비워진다는 게 너무 고맙고 신기했습니다.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니, 제 마음을 가장 크게 조정했던 건 열등감이었습니다. 사랑에 대한 열등의식. 엄마가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동생이 우는 소리에 달려가 보니, 제가 애기를 잡아 뜯고 있더라고요. 어린 시절 무의식중에도 동생한테 사랑을 빼앗겼다는 게 컸던 거지요.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많으니까, 나보다 더 예쁜 애, 잘하는 애들을 늘 시기 질투 했고, 그러다 보니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겁니다.
자기에게서 벗어난 만큼 새 세상 펼쳐져
내 좁은 마음들을 남김없이 확 버리고 싶었습니다. 열등감, 자존심, 사랑받고 싶다, 나만 잘나고 싶다… 그런 마음들을. 간절한 만큼 열심히 수련했습니다. 덕분에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겐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항상 사람을 믿지 못했어요. 사람이라는 존재가 막연히 싫었지요. 저 사람도 내가 조금만 잘못하면 뒤돌아설 것이다, 그런 불안함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수련을 하던 중 한 가지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굉장히 친했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내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 친구들이 말도 안 하고, 뒤에서 수군대서 하루 종일 울었던 일. 그때의 충격이 내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 거였습니다. 다시는 상처받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다행히 계속 버리다 보니 그런 상처들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내 마음에 미움과 원망이 있으면 미움과 원망밖에 안 보이고, 내 마음에 우주가 있으면 상대도 우주로 볼 수 있고 우주로 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모든 사람 안에 있는 우주를 보고, 그 중심을 볼 수 있어지면서 불신도 없어지고 정말 사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그 좁은 틀 속에 살던 김경미라는 존재를 버리고 나니,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지요. 자기에게서 벗어난 만큼 새 세상이 펼쳐집니다.